며칠전 종강을 했습니다. 2년간 정들었던 03학번 제자들과 더 이상 수업시간에 만날 수 없음에 마지막 수업을 진행하면서, 특히 마지막 출석을 부르면서 마음이 찡해 왔습니다. 매년 그래왔지만 마지막 수업을 할 때는 흐뭇한 감정보다는 안타깝고 서운하고 안쓰러운 마음만 듭니다.
그들이 우리 학과를 선택할 때 저와 직접 만나고 전화통화를 했던 기억이 납니다. 저를 믿고, 우리 학과를 믿고 입학을 하였는데, '그동안 수업은 만족스러웠는지 ?', '좋은 친구들은 많이 만났는지 ?', '학교생활은 만족스러웠는지 ?', '나와의 만남이 그들에게 보탬이 되었는지 ?' 등 수많은 질문을 자문해 봅니다. 그리고 그들에게 처음으로 보인 부끄러운(?) 눈물과 함께 제게 큰 힘이 된 수많은 격려전화와 편지 그리고 문자 메시지가 생각납니다.(그 중의 일부는 지금도 간직하고 있습니다 ^^)
저도 여러분들과 똑같이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등을 거쳤으며, 졸업 무렵에 매번 마지막 수업을 했으나 뚜렷하게 기억이 나는 순간이 없습니다.(분명히 선생님들께서 좋은 말씀을 하셨을 것이나, 당시에 저는 그 말씀을 귀담아 듣지 못한 것 같습니다. 어리석어서 --;) 그래서 저는 알퐁소 도데의 단편소설인 '마지막 수업'처럼 저와의 마지막 수업을 제자들이 평생 기억하게 하는 방법이 없을까 하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올해는 이런 이야기를 해 주었습니다.
『어떤 노인과 소년이 여행을 떠났습니다. 사막을 횡단하고, 아주 오랜 시간을 걸었기 때문에 노인은 지쳤습니다. 노인은 이렇게 말합니다. "더 이상 못 가, 이제부터는 너 혼자 가라 !" 이 말을 들은 소년이 말합니다. "에이, 조금만 더 가면 과일도 많고 꽃도 많은 숲이 나올텐데....하지만, 할아버지가 안 가면 나도 못 가는거지 뭐 ! 혼자서는 심심해 !" 소년의 대답에 할아버지는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는 헤어질 만큼 충분히 같은 길을 왔으니, 이제는 헤어져 자신의 길을 가야 한다."』
위의 글은 제자들과 헤어져야 하는 제 마음입니다. 그들과 학교에서 영원히 같이 있고 싶지만, 이제는 어쩔 수 없이 헤어져야 합니다. 제게는 제 인생이, 제자들에게는 제자들의 인생이 있기 때문입니다. 제가 그들과 같이 있을 때 해주었어야 하는 것은 제자들이 혼자 자신의 길을 갈 때 스스로 모든 일을 헤쳐나갈 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 것입니다. 과연 제가 그렇게 했는지 ??? 자문해 봅니다.
그래서 늦게나마 다음의 글을 소개합니다. 우승택 씨의 '마음만 먹으면 된다'란 책의 내용입니다. '마음만 먹으면 된다'란 책의 제목은 금강경의 '심상사성(心想事成)'이란 글귀를 풀어 쓴 것입니다. 심상사성(心想事成)이란 '마음의 모양이 원하는 것을 이루게 한다'란 뜻입니다. 이 책에서는 모든 사람이 원하는 성공이란 길로 가는 방법을 다음과 같이 소개하고 있습니다.
『1. 기본을 갖출 것 : 해야할 일, 할 수 있는 일을 하라 - 언제, 어디서, 누구와 무엇을 하든 그 일을 할 수 있도록 준비를 해 두면 성공한다. 지금 그 일을 할 수 있도록 만들라 !
2. 즐길 것 : 성공과 부자의 공약수는 '즐겁다 !'이다. 돈, 명예, 권력이 남보다 많아서 즐거운 것이 아니고, 즐겁기 때문에 성공을 하는 것이다. 앞으로 해야 할 모든 일들을 재미있게 그리고 즐겁게 하라 !
3. 방정식적 사고방식을 가질 것 : 수학에서 '〓'기호를 중심으로 좌변과 우변이 형태가 다름에도 같다고 보는 것은 ? 같기 때문이다. 원하는 것을 좌변에 두고 원하는 목표달성의 조건을 우변에 두어서 '〓'(일치)가 된다면 자신이 원하는 것이 현실로 될 수 있는 것이다. 만약 원하는 것이 '≠'가 될 경우(일치가 되지 않을 경우) 이는 '〓' 기호가 성립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 기호의 모습이 될 경우 이를 risk(위험요소)라고 판단하고, 이 위험요소를 집중적으로 관리해 해결할 수 있도록('〓' 기호가 되도록) 방정식적 생각을 하라 !
4. 끊임없는 준비 : 세상은 호락호락하지 않다. 성공이란 어느 날 갑자기 저절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로토복권도 복권을 사는 사람에게 당첨의 기회가 오는 것이다. 뿌린 씨앗이 결실을 맺게 하는 것이다. 따라서 목표하는 것에 지속적(자나깨나, 늘, 평소에, 언제나) 관심을 갖고 이를 해결할 수 있도록 노력하라 !
5. 긍정적 생각 : 생각이 모든 것을 成한다. 따라서 생각도 함부로 하면 안 된다. 누구를 밉다고 생각하면 그 마음을 들켜 그 사람이 여러분을 미워하게 되고, 그 마음을 또 여러분들이 알게 되어 서로가 미워하게 된다. 부정적 생각은 부정적 결과를, 긍정적 생각은 긍정적 결과를 가져온다. 따라서 모든 것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라 !
6. 씨앗의 형상화 : 여러분들이 누군가의 모습이 부럽다거나 밉다고 생각되면, 이 생각과 느낌은 자신이 그렇게 될 수 있는 소질이 있을 때에만 생기는 감정이다. 누군가가 가진 것이 누군가의 위치가 부럽다고 생각되는 느낌이 마음의 동요이고 이것이 씨앗이다. 이 씨앗을 상화(想化)하라 !』
제가 위의 글을 소개하는 이유는 제자들과 같이 했던 수많은 시간에 이 이야기를 하지 못했기 때문이며, 제가 제자들을 성공이란 반석에 올려놓지 못 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늦게나마 반성하며 이 글을 소개함을 통해서 - 제자들이 지금부터라도 위의 글대로 실천해 - 모두 자신이 원하는 길에서 성공하길 바라기 때문입니다.
다시는 제 제자들이 BOYS Ⅱ Men의 팝송 제목인 'Where did we lose our way !'처럼 '어디에서부터 우리가 길을 잃어버렸는지 ?'란 자문을 안 했으면 합니다. 이제 제자들에게 새로운 길이 펼쳐질 것입니다. 그 길이 무서운 길인지, 두려운 길인지, 좋은 길인지, 나쁜 길인지 이 세상의 어떤 사람도 모릅니다. 이 세상의 어떤 사람도 새로운 길이 어떤 길인지 알고 가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러면서 이 세상 누구든 그 길을 갑니다. 이때 가장 필요한 것은 용기와 자신감입니다. 그리고 여러분이 선택하지 않은 또 하나의 길을 다음과 같이 생각하기 바랍니다.
『다정한 두 친구가 길을 떠났습니다. 동행하며 길을 가던 중, 갈림길을 만났습니다. 갈림길에서 한 친구는 왼쪽 길을, 다른 친구는 오른쪽 길을 선택했습니다. 오른쪽 길을 선택한 친구는 끝이 없는 늪지대를 만났습니다. 너무 멀리 왔기때문에 돌아갈 수도 없습니다. 할 수 없이 그 길을 갈 수 밖에 없습니다. 매일 거머리에 뜯기며, 악어에 물려 죽을 뻔하면서 그 길을 갔습니다. 그 사람은 오른쪽 길을 선택한 것을 평생 투덜거리며 걸어갔습니다.
다른 한 친구는 갈림길에서 왼쪽 길을 선택했습니다. 그 사람이 선택한 길은 평탄해 보였지만, 곧 깎아지른듯한 벼랑길을 만났습니다. 조금 가면 좋아지겠지란 기대를 하였지만, 그 이후의 길은 가파른 낭떠러지 길 뿐 이었습니다. 그 친구도 평생 자기가 선택한 길을 저주하며 살아갔습니다.
두 사람은 나이가 들어 백발이 성성한 모습으로 갈림길이 합쳐지는 곳에서 만났습니다. 아주 오랜만에 만난 기쁨에 부둥켜안고 웃고 울면서 그동안 살아온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그동안 겪어온 위험, 고통, 역경 등을 이야기하며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리고 곧 두 사람은 또 헤어져 자신의 길을 갔습니다. 만남 이후부터 두 사람은 자신이 선택하지 않은 또 하나의 길을 더 이상 동경하지 않게 되었답니다. 오히려 평생을 악전고투하며 늪지대, 벼랑에서 죽지 않고 견뎌온 자신의 인생 무용담을 대견스럽게, 자랑스럽게 생각하면서, 남은 길을 추억에 잠기며 벙긋벙긋 웃으며 걸어갔습니다.』
세상은 어려움의 연속입니다. 나만 힘들고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내가 선택한 길만 힘들고 고통스러운 것이 아닙니다. 선택하지 않은 다른 하나의 길도 마찬가지입니다.
오늘 좋은 소식을 들었습니다. 교육부에서 발표한 유망직업 중, 여러분들이 전공한 '사서'와 '보육'이란 직업이 포함되어 있습니다.(중앙일보 12월 8일자 신문) 졸업 후, 여러분에게 전공 분야에서 일할 기회가 반드시 올겁니다. 그때 재학 중, 전공에 소홀해서 '심상사성'의 '지금 그 일을 할 수 있도록 만들라'란 첫 번째 조건을 만족시키지 못하는 일이 없었으면 합니다.
오늘 사은회를 합니다. 무슨 큰 은혜를 주었다고, 제자들이 사은회 행사를 한다고 합니다. 부끄럽게도 제자들의 성의에 참석은 하겠지만, 마음은 편치 않습니다. 제자들이 모두 본인이 원하는 길에서 성공하길 바랍니다. 그리고 모든 제자들에게 졸업 전은 물론이고 졸업 이후에도 학과에서 반드시 좋은 기회를 만들어 줄 것임을 약속합니다. 그리운 이름들을 그리고 사랑하는 이름들을 잊어버리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2004. 12. 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