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별로 없네 !

서휘 | 2006.08.07 15:20 | 조회 3112

시간이 별로 없네 !


날씨가 무척 덥습니다. 열대야로 인하여 한밤중에 몇 번씩 일어나는 날이 반복됩니다. 아주 짧은 거리도 태양이 싫어 자동차로 움직이곤 합니다. 이렇게 더운 날들이 이처럼 오랫동안 계속 되는 것은 처음 경험해 봅니다. 다른 해에도 더운 날들이 많았었을 것이라 생각되지만, 올해의 여름은 유독 더욱 더운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 여름이 지나면 - 귓청을 찢는 듯한 한 여름의 매미 소리를 새롭게 듣기 위해서 - 또 1년을 기다려야 합니다. 문득 “겨울은 인간적인 계절이고, 여름은 증오의 계절이다. 감옥에서는...”이란 글귀가 생각납니다.


이 무더운 여름날 생존을 위해서 또는 자신의 미래를 위해서 무언가를 열심히 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그려봅니다. 모든 일상사를 접고, 좋은 사람들과 즐겁고 재미있는 일들만을 하며 이 여름을 보내면 얼마나 좋을까요 ! 그렇게 하고 싶음에도 불구하고 당장의 짧은 즐거움을 뒤로 미루고 미래의 큰 즐거움을 위해 이 뜨거운 여름을 참고 견디는 아름다운 얼굴들을 그려 봅니다.


이런 생각을 하다가 인터넷에서 “‘슬램덩크’ 원래 주인공은 ‘강백호’ 아닌 ‘서태웅’”이란 신문기사의 제목을 보았습니다. 아들이 어렸을 때 여름방학에 같이 즐겨보던 만화 영화인지라 유심히 기사를 읽어 보았습니다. 기사의 내용은 이렇습니다.


‘서태웅’은 너무나 완벽한 인물인지라 독자들에게 인기가 없어, 제작자인 ‘노구치 슈우’는 고민 끝에 주인공을 ‘강백호’로 바꾸었다고 합니다. “만화가 성공하기 위해선 주인공에게서 노력, 승리, 우정을 담아낼 수 있어야 하는데, ‘서태웅’은 노력을 담아낼 수 없는 완벽한 인물이기에 주인공으로 적합하지 않았다. 그래서 부족한 점들이 내재되어 있는 ‘강백호’란 인물이 완벽한 ‘서태웅’을 선의의 경쟁자로 생각하며 보고 배우며 성장하는 스토리로 흐름을 바꾸면서 인기를 끌게 되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오늘은 만화 영화인 ‘슬램 덩크’에 관한 기사를 읽고 선의의 경쟁자란 - 좋은 친구란 무엇인지에 대해 글을 쓰게 됩니다. 제가 생각하는 좋은 친구의 첫 번째 조건은 공감(sympathy)할 수 있는 감정을 갖춘 사람입니다. 공감할 수 있는 감정을 갖춘 사람은 악한 사람이 아닙니다. 공감할 수 있는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면, 남의 아픔에 대해 무감각해집니다. 그같은 사람이 남에게 피해를 줍니다. 그같은 사람은 연민(sympathy, 인정, 동정심)이 없는 사람입니다. 공감 또는 연민은 입장을 바꿔놓고 생각할 줄 아는 사람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좋은 친구의 두 번째 조건은 바꿀 수 있는 것을 바꿀 수 있는 용기, 바꿀 수 없는 것을 그대로 지키는 용기, 그리고 이 둘을 분별할 수 있는 지혜를 갖춘 사람입니다. 스스로 이와 같은 능력을 갖추어야 하지만, 본인이 제대로 갖추지 못한 품성은 좋은 친구를 가까이 사귐에 의해 배워야 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좋은 친구의 세 번째 조건은 서로에게 때로는 엑셀레이터(Accelerator)의 역할을, 때로는 브레이크(Brake)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 그 이유는 최고의 속도로 달릴 수 있는 자동차는 역설적이게도 최고의 브레이크가 필요한 것과 동일한 이유 때문입니다. 좋은 친구는 속도가 필요할 때에는 엑셀레이터의 역할을, 너무 속도가 나서 사고의 위험성이 있을 때에는 브레이크의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 같은 친구를 두었을 때, 마음 놓고 무제한의 속도를 낼 수 있는 것 입니다.


이번에는 친구를 잘못 사귐에 따른 폐해를 알리고자 이솝 우화의 한 대목을 소개하겠습니다.

한 농부가 밭농사를 망쳐버리게 한 학을 잡고자 덫을 놓았습니다. 어느 날 그 덫에 칠면조가 잡혔습니다. 칠면조는 자신이 밭 근처에는 가지도 않았다고 강변을 하였지만, 그 농부는 용서하지 않았습니다. “너는 그 학과 아주 친한 친구가 아니냐?...”


나쁜 친구를 사귀게 되면 결국 칠면조 신세가 되어버리고 맙니다. 물론 어떤 글에서는 좋은 사람에게서는 그 좋은 점을 본받고, 나쁜 사람에게서는 그 나쁜 행동을 하지 않음이 좋음을 배울 수 있으므로 모두 스승이라고 주장하고는 있지만, 나쁜 행동을 자주 보면 타성에 젖어 그리고 익숙해져버려 그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잣대가 무뎌지게 됨을 경계해야 할 지경이 되어 버리고 맙니다. 그래서 나쁜 친구는 사귀지 않아야 합니다.


얼마 전에 읽은 한 고전에 이런 대목이 있습니다. 현자는 친구를 사귈 때 그 품성을 미리 알고 현명한 이를 골라서 사귀고, 우자는 사귐에만 급급해서 정 때문에 우정을 지속시킨다고 합니다.(읽은 지가 꽤 오래되어 원전이 어느 곳인지, 정확한 내용이 무엇인지 확실치 않지만...비슷한 내용을 적어봅니다. 장시간 인터넷을 뒤졌지만 찾을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탈무드에도 “아내를 구할 때는 한 계단 내려가서 구하고, 친구를 구할 때에는 한 계단 올라가서 구하라.”란 비슷한 명구(名句)가 있습니다. 누구와 사귀는가에 따라서 미래의 인생이 달라집니다.


좋은 친구를 사귄다 함은 최고의 경쟁자를 선택해야 합니다. 그래야 그 경쟁자를 극복하려는 선의의 경쟁이 지속적인 자기 혁신을 불러일으키며, 그로 인해 스스로에 대한 학습능력의 증진 노력을 통해 어느 누구와도 경쟁에서 앞설 수 있는 경쟁 우위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주장을 학술적으로 이론화한 것이 예일대학의 교수인 ‘리 톰 페리(Lee Tom Perry)’가 주장한 공격전략(Offence Strategy)입니다. 좋은 친구를 사귐의 효과 - 공격 전략의 효과는 다음과 같다고 합니다.


첫째. 스스로에게서 목표 지향 조직이 생깁니다. 자기만족을 버리고 끊임없는 도전을 하도록 합니다. 특히 경쟁관계인 상대방이 살아있는 조직이므로 단기적인 성과보다는 장기적인 안목을 중시하게 되어 승부와 관계없이 선의의 경쟁 속에서 자신의 성과 향상을 추구하게 됩니다.


둘째. 성공을 위한 학습 능력이 증진됩니다. 선택한 경쟁 리더를 통해 그를 극복하기 위한 학습의 필요성을 인식하게 되고,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스스로 지속적인 학습을 하게 됩니다.


셋째. 지속적인 자기 혁신이 일어납니다. 1등의 벽을 깨기 위해서 어떠한 변화에도 적응할 수 있는 수준 높은 자기 조정 능력을 배양하게 됩니다. 또한 경쟁을 통해 자신의 부족한 역량을 발견한 후 지속적인 자기 개선을 추진하며, 힘을 한 곳으로 집중하기 때문에 비효율적인 요소가 제거됩니다.


공격 전략의 효과는 - 한 계단 위의 친구를 둔 덕분에 생기는 선의의 경쟁 효과는 - 이상과 같은 바람직한 효과를 만들어 냅니다. 강백호가 서태웅을 선의의 경쟁자로 생각하고 그를 이기고 싶어 노력한 학습효과가 강백호를 우수한 농구선수로 만들고, 그가 속한 농구팀이 우승의 영광을 얻게 하는 것 입니다. 좋은 친구란 선의의 경쟁자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인생은 만남의 연속입니다. 어떤 사람을 만나느냐에 따라 인생이 달라집니다. 좋은 사람을 만나느냐, 나쁜 사람을 만나느냐에 따라 인생이 달라집니다. 만남이 맛남이 되는 사람과 만나야 합니다. 만남이 맛남이 되는 사람의 조건은 이 글의 앞부분에 소개를 했습니다. 거기에 덧붙여 맛남이 될 수 있는 만남의 조건은 오늘처럼 무더운 여름날 당장의 짧은 즐거움을 뒤로 미루고 미래의 큰 즐거움을 위해 이 뜨거운 여름을 참고 견디는 아름다운 얼굴을 갖춘 사람들입니다.(제가 가장 아끼는 사람들이 이런 모습이면 좋겠습니다 !)


신비롭게도 사람이 삶을 배우는데 일생이 걸린다고 합니다. 더욱 신비롭게도 사람이 죽음을 배우는데 또 일생이 걸린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오늘은 “시간이 별로 없네 !”란 생각이 듭니다. 이 글을 읽는 많은 분들이 이 뜨거운 여름날 “오늘은 시간이 별로 없네 !”란 생각이 들지 않도록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 열심히 살아주기 바랍니다.(2006. 8. 7)


첨언 : 최근에 읽은 책 중에 기억에 남을만한 명언이 있어 소개합니다.

1. 역사는 침묵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어느 한 순간 반드시 입을 열어 웅변을 통한다.

2. 가장 나쁜 거짓말은 가장 진실에 가까운 거짓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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