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어 달 전에 하던 일과 다르게
일상이 단조롭고 간결하여 짬이 생긴다.
한 동안 잃어버리고 지낸 일상생활에서 가지는 틈이라고 하나 ?
잠간씩 얻어지는 그 짬이 몸에 익숙하지 않는 기라!
일 하는 사람인지 노는 사람인지 몰입이 안 되어서
어정거리며 심지어 불안스럽기조차 하더라.
그 짬이 무엇이라고
두어 달여 지나니 겨우 여유임을 깨달게 되네.
딱히 일이 힘들어서 그런 게 아니라
억압된 스트레스가 있어
늘 하는 일이 언제부턴가 구차스러워 져 손을 놓아야겠다는 생각을 하다.
"그만 둘 테니 사람 뽑으시오"
오~육년 동안
바깥일 세상 모르고 오로지 눈에 보이는 그 일 자체만으로도
전부인 양 나름대로 성의을 다하던 일을 놓으며
나는 왜 많고 많은 사유를 대지 않고
그냥 일하기가 싫어서 그만 두는 거다 며
일용직 인부처럼 어깨 묻은 먼지 털어내듯 걷어차고 나온 기분이 들었든가.
저마다 붐비는 봄밤
꽃들이 내뿜는 향기에 취하여
덩달아 사월과 오월 사이에 춤 추는 나비같이
새로운 일과 만남을 통하여
한참 동안 잊고 지낸 정서가 되살아 난다.
이제 사 알겠다
생존 본능적으로 내 울타리를 치며 사람을 구별 지웠구나
알량한 지식으로 막부가내로 서너푼의 자존심 지키려고
구구한 명분을 부쳐봐도 싫은 건 싫은 기라
마치 적과 대처하듯 조직 사람들을 흡수하지 않고
선별하는 눈빛으로 사람을 가려 대한 대우였네
구태여 인사말처럼
하는 말로
“서로의 발전을 위해서 ”
자리를 떨고 일어서야 한다는 자조적 발언이 변명이 아니였음을 ...
보인다.
이제라도 보이는 눈을 가져서 다행이다
참 다행인 것은 미련 같은 아쉬움이 없다는 거다
또한 고맙고 감사한 것은
새롭게 만나는 사람들이 좋고 지금 놓으신 자리가 좋다
어느덧 꽃잎이 푼푼히 날리던 봄날이 잦아들고
잎사귀가 무성해 지는 녹음의 계절 유월이 오네.



